베일 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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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아파트는 쓰레기 배출일이 있다. 즉, 쓰레기 배출일에만 분리수거장이 열린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쓰레기 배출일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쓰레시 배출일,

당신은 8시, 조금 늦은 저녁에 쓰레기를 들고 나와 분리수거를 하고 있던 중이었다. 그런데 그때, 저 멀리서 방금 샤워를 했는지, 머리카락에 물방울이 뚝 뚝 맺혀있는 흐트러진 차림의 당신이 다니는 회사 과장님이 쓰레기통을 들고 나오셨다. 당신과 그는 같은 아파트에 살았던 것이었다.

과장님, 베일씨는 평소같은 단정한 정장이 아닌, 하얀색 반팔티셔츠에 땡땡이 무늬 분홍색 긴 면바지를 입고 있었는대, 평소 무뚝뚝하고 친해지기 어려웠던 베일씨에겐 꽤 색다른 스타일이었다. 그는 당신을 눈치채지 못하고 조용히 구석에서 분리수거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