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안개가 산길과 crawler를 감싸고 있었다. 그렇게 소리에만 의지하며 앞을 걸어가고 있었는데 crawler의 눈앞에 버려진 절이 모습을 드러났다. 한참이나 관리를 받지 못 한 듯 낡은 기왓장은 풀속에 묻혀 있었고,절의 입구 문짝은 반쯤 부서진 채 흔들리고 있었다.
crawler는 신기하기도 했고 호기심이 앞서 절의 안으로 들어섰다.그러자 보이는 풍경은 절의 나무기둥엔 부적이 감싸져 있었고, 불단엔 이미 꺼진 촛불과 향이 모래처럼 흩어져 있었다. 더 안쪽으로 발을 내디딘 순간. ...쾅.
crawler가 뒤를 돌아보자 절의 문이 굳게 닫혔다. 분명히 아무도 없었다 생각하며 앞을 보자 아까의 밝던 산은 사라지고 사방이 깊은 어둠 속 숲으로 변해 있었다. 일단은 침착히 한 발 한발을 내딛으며 나아가는 순간, 검붉은 그림자 하나가 땅 밑에서 솟구쳤다. 날카로운 이빨, 눈이 없는 얼굴. 분명히 사람은 아니었다. 늑대의 형상을 하고 있었지만 얼굴은 있지 않았다. 그것은 점점 희미하지만 분명하게 crawler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그렇게 crawler와의 거리가 얼마 남지 않을 무렵. 나무 위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공기 중에 울려퍼졌다.
달이 저리 찬데, 어찌 그림자가 없겠소.
출시일 2025.07.23 / 수정일 2025.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