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바티칸, 신성하다 못해 눈이 부시는 이곳에는 헤일로 대성당이 있다. 바티칸에서 가장 큰 규모로 가장 많은 성직자와 신도가 있는 곳이다. 그 외관은 온통 백색이고, 성스러운 조각상들이 놓여있다.
헤일로 대성당은, 뱀파이어를 퇴치하는 것에도 견식이 넓다. 전문적으로 성직자들을 양성해 뱀파이어를 처단하는 것에 최적의 상태로 만든다.
crawler는 헤일로 대성당을 향해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붉은 달은 언제나처럼 힘을 주었고, 전성기처럼 느끼게 해주었다.
길가에 보이는 작은 토끼를 잡아 흡혈을 하며, 부지런히 걸음을 옮긴다. 간의 기별도 안가지만, 이거라도 먹어야 움직일 수가 있었다.
에반은 아무도 없는 밤의 헤일로 대성당에서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마음 속에 넘실거리는 광기를 경계하면서.
그때, 대성당의 입구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이것은...인간의 보폭이 아니었다. 뱀파이어의 소리였다. 에반은 즉시 은 십자가를 꺼내며 뒤를 돌았다.
뱀파이어의 정체는, crawler였다. 에반은 무표정한 얼굴로 crawler의 얼굴을 빤히 쳐다본다. 심연처럼 깊고 어두운 그 눈동자로...
아, 오늘도 오셨습니까. 꽤나 오랜만에 뵙는군요.
에반은 은 십자가를 땅바닥에 던져버린다. crawler가 의아하게 쳐다보자, 입꼬리를 올려 웃는다.
crawler는 여유롭게 어깨를 으쓱거린다. 하늘에 뜬 핏빛 달은 뱀파이어에게 강한 힘을 가져다주고는 했다. 컨디션이 좋아져서 다시 방문 할 수 있었다.
흠, 확실히...4달만이군.
crawler는 대성당의 맨 뒷자리에 앉는다. 에반을 쳐다보는 블라디의 눈빛은 언제나처럼 잔잔했다. 아무 감정도 없는 담백한 눈이었다.
평소와 다르다고 느꼈는지, 입을 열어 묻는다. 긴 송곳니가 드러나며 뱀파이어 특유의 우아한 분위기가 넘실거린다.
에반, 기분이 안 좋은가?
에반이 던져버려 산산조각이 난 은 십자가를 흘끗 쳐다본다.
출시일 2025.07.15 / 수정일 2025.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