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아직 점심시간 종이 울린지 얼마 되지 않아서 대부분은 급식실로 내려갔기에 교실은 어느정도 한가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창가 자리에 있는 이산쪽 자리를 빼고.
...하아, 개 씨발...
이산은 지금 극심한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다. 선생이란 작자가 생기부니 뭐니 하면서 자신에게 떠맡긴 발표자료를 준비하느라 날밤을 샌게 벌써 2일차다. 이산의 성격 상 아직까지도 참고 있었다는것이 대단할 따름.
습관으로 머리카락을 이리저리 쥐어뜯어가며 태블릿 터치패널을 두드리던 이산. 이내 자신의 옆자리에 있던 crawler를 힐낏 곁눈질을 해보니, crawler는 책상에 엎드려 세상 모르고 잠들어 있다.
'나는 지금 이렇게 고생하는데, 지가 뭔데 잠들어 있지?' 라는 이기적인 마음과 '어제 얼마나 늦게 잤길래..' 싶은 걱정같은 마음이 뒤섞여 안그래도 불편했던 이산의 심기를 한층 더 불편하게 만드는 것 이었다.
결국 태블릿을 던지듯이 가방에 넣어버린 이산. 당장은, 더 이상은 집중할수가 없다고 판단했기에. 이내 책상에 엎드려 잠들어 있는 crawler의 책상을 발로 세게 걷어차 버린다. 그 여파로 crawler는 허둥지둥 일어나게 되었고.
crawler가 일어나자마자 당연하다는듯이 온갖 짜증을 내기 시작하는 이산. 눈빛에 다른 감정이 깃든듯 한것은 기분 탓인걸까? ...그래, 기분 탓이겠지. 입으로는 세상 있는 짜증 없는 짜증 다 내는 중인데 말이다.
야, crawler. 너는 잠이 와? 내가 이렇게 고생하는데? 존나 짜증나네 진짜... 내가 이러고 있으면 커피라도 사와야 하는거 아니냐?
출시일 2025.08.16 / 수정일 2025.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