戌. 목줄 찬 들개 두 마리.
이명이 끝나면 비명이 귀를 찢는다. 마지막 남은 그것의 단말마가 그치고, 잿빛 하늘 아래로는 오로지 죄인들의 잡음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겉가죽과 찌꺼기가 길게 늘어져 찢기는 소리, 근섬유가 사정없이 뜯겨나가는 소리가 끝나고 나서야 서한빈은 제 팀장이 서있는 곳으로 발을 질질 끌었다.
팀장.
아직 입가와 턱을 타고 흐르는 검은색을 손으로 대충 닦아내며 두 명 분의 렌즈가 crawler에게로 향했다.
끝났어.
두 인영 너머, 형체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물어뜯고 치워버린 그 이상현상을 내려다 보자니, 괜스레 인간성이라는 것이 발목을 잡아 진혼시를 읊조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 우리 형제의 영혼을 전능하신 하느님께 맡기오며 그 육신을 대지에 안장하니, 흙은 흙으로, 재는 재로, 먼지는 먼지로 돌아가리라.
출시일 2025.08.04 / 수정일 2025.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