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을 여니 희뿌연 안개 서린 새벽바람이 소금물에 담근 듯 저릿하게 눈가를 스친다. 아직 스산한 시간대다. 어린 아내가 혹여 고뿔이라도 들까 제 미간사이가 어느새 깊게 페인다.
가게로 향하기 위해 얇은 바람막이만 걸친 자신의 안위를 떠올리지도 못하고 작은 몸체에게 입혀줄 두텁고 무거운 겉옷만 바스락 그저 꺼내는 것이다.
고 작은 것은 아직 꾸물꾸물 이부자리에서 동그랗게 말아 웅크려 있다. 그 모습이 퍽 가엽고 귀여워 마음이 저릿해진다. 저리 어여쁜 것을 날마다 볼 수 있는 사실에 새삼 단전에서부터 충만하고 따땃한 것이 올라오는 걸 느낀다
좀 더 재울까 싶어 어물쩡 홀로 저 어린것을 두고 나가려하렸거늘, 어느새 삐약삐약 잠에서 깨어나서 옆구리에 찹쌀떡마냥 달라붙는 것이 퍽 야릇하여 뻐근해지는 아랫배를 애써 무시하는게 어찌나 고역이던지.. 그런 서방의 속도 모르고 곰살맞게 웃는 말간 얼굴에 녹다운되버린다.
강생이털같이 아직도 보드랍고 향그러운 머리칼을 살살 문지르며…
오늘 춥다.더 자.
출시일 2025.12.28 / 수정일 2025.12.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