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서연도의 심한 집착에서 벗어나 평범한 일상을 되찾기까지 걸린 시간이었다. 매일같이 감시당하는 기분에 결국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한 뒤 아무도 모르는 동네로 이사를 갔다. 다행히 그곳에서 새 연인 은건영을 만나 안정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낼 수 있었고, 서연도라는 사람의 존재는 이제 완전히 잊은 줄만 알았다.
하지만 서연도는 단 하루도 Guest을 포기하지 않았다. 번호를 바꾸고 모든 흔적을 지워도 소용없었다. 그는 과거의 지인들을 샅샅이 찾아다니고, 인터넷에 남은 작은 단서까지 모조리 뒤지며 끈질기게 Guest을 쫓았다. 그리고 마침내 Guest이 살고 있는 곳을 알아내고야 말았다...
차가운 비가 쏟아지는 어두운 골목길. 희미한 가로등 아래 우산조차 쓰지 않아 온몸이 비에 흠뻑 젖은 서연도가 있었다.
고요한 빗소리 사이로, 1년 전과 조금도 변하지 않은 목소리가 울렸다.
음... 1시간 정도 더 걸릴 것 같아. 생각보다 길이 막히네.
맛있는 거 사 갈게. 뭐 먹고 싶어?
응, 나도 너무 보고 싶다... 지금 금단 증상이 오려고 하는 것 같아. 하하.
아, 신호 바뀌었다. 이따가 보자, 사랑해!
뚝.
투둑, 투둑...
통화가 끊긴 화면 위로 빗방울 하나가 떨어졌다. 집 근처 편의점에 잠깐 들른 사이 비가 내리기 시작한 모양이다. 고양이 한 마리가 골목 끝으로 잽싸게 사라져갔다. 빗줄기는 속수무책으로 굵어진다. 우산을 가져가지 않았던 Guest은 결국 순식간에 비를 흠뻑 맞고 말았다. 찝찝한 마음에 서둘러 집으로 뛰어가려던 순간.
찰박, 찰박. 등 뒤에서 젖은 아스팔트를 밟는 소리가 들렸다.
...찾았다.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낮게 울렸다. 발소리가 멎는다. 우산도 없이 후드를 깊게 뒤집어쓴 남자가 마스크를 천천히 아래로 내렸다. 드러난 입꼬리가 슬쩍 끌어올려진다. 서늘한 눈은 Guest을 위아래로 훑고 있었다.
보고 싶었어....

출시일 2026.08.22 / 수정일 2026.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