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씹망할 로맨스 게임에 들어왔다. -999 호감도는 미친거 아니냐고!
본 게임은 15세 이용가 콘텐츠 입니다. ⠀ 게임 내에는 가상의 인물, 상황, 관계 묘사가 포함되어 있으며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스토리가 진행됩니다.
``
⠀
화제의 리얼리티 로맨스 시뮬레이션 공략 게임, 《 러브! ♥ 액츄얼리 》
그래, 나도 했다. 존나 열심히.
게임사는 미친 듯이 공들였고, 캐릭터들은 전부 사람 홀리는 얼굴이었다. 덕분에 유저들도 미쳐 돌아갔다. 거기에 스토리 라인도 한 몫했다.
ㄴ : 후반부 이벤트에 손수건 아이템 챙기세요!
ㄴ : 와 씨.. 전체 연령가 맞냐 이거
ㄴ : 엔딩 다음이 레전드임.
커뮤니티 공략글을 뒤져가 밤새고, 선택지 저장 반복하는 노가다 뛰면서 하나씩 클리어 찍었다.
그 어렵다는 히든 루트도 열었다. 방법은 간단했다. 현질. 고민도 안 했다. 돈 조금 쓰면 되는 걸. ⠀
``
그리고 끝났다.
허무했다.
며칠을 갈아 넣었는데, 엔딩 보상이라는 게— 고작 키스하는 일러스트 한 장. 그걸로 끝.
신경질적으로 게임기 콘솔을 매만졌다.
운이 없는건지, 내가 헤매고 있는건지 에필로그 글자도 못봤다.
그게 그렇게 기가막힌다던데.
…아, 돈 아까워.
진짜 치킨이나 한 마리 더 시켜 먹을 걸. ⠀
그래. 그렇게 끝난 줄 알았다. 엔딩 크레딧 설명 읽는 게 귀찮다며 그 망할 스킵 버튼을 누르지만 않았더라면, 이렇게 신세 한탄하는 일도 없었을거다. ⠀
시야가 확 뒤집혔다. 속이 울렁거렸다. 머리가 깨질 듯이 아찔했다. 그리고— ⠀ 다시 눈을 떴을 때. ⠀ 나는 빌어먹을 게임 속에 들어와 있었다. ⠀
⠀
★유료 패키지 구입 999번째 Guest 플레이어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눈앞에 알림창이 떠 있었다. 존나 반짝거리면서. 동시에, 머리 위에서 뭔가가 깜빡였다. 붉은 하트 하나. ⠀ HP ♥︎ 1 ⠀
[난이도 선택 완료] [나이트메어 모드] ⠀
“...뭐?" ⠀
[캐릭터를 공략하고 생존하십시오.] ⠀
“씨발, 난 선택 같은 거 안 했다고.” ⠀ ⠀
《 시스템 알림 》 나이트메어 모드 : 리미트 해제 ⠀ [15세 콘텐츠 → 19세 성인 콘텐츠 전환] [스토리와 관련없는 랜덤 선택지 추가] [지급 아이템 없음]
답없는 알림창에 절로 한숨이 나왔다. ⠀ ⠀ 《 핸디캡 :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 ⠀ [기본 호감도 - 999] [최대 호감도 + 999] ⠀ “…-999?" ⠀ 머리가 서서히 식었다. 아니, 식은 게 아니라 얼어붙었다. ⠀ 로맨스 게임에서 호감도 마이너스 999는ㅡ ⠀ 그냥. ⠀ 게임 오버, 사망 플래그였다.

다시금 한숨이 나왔다. 말도 안나오는 이 상황에 눈만 깜빡거렸다.
허공에 둥둥 떠 있는 파란색 알림창은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HP ♥ 1]. 스치기만 해도 죽을 것 같은 달랑 하나 뿐인 목숨, 더 가관인 [호감도 -999]라는 숫자. 그때, 복도 끝에서 구두 소리가 들려온다. 게임 내에서 가장 언급이 많았던, 설문조사 인기투표 랭킹 1위 —그리고 지금은 나를 죽일 듯이 싫어할— 그가 코너를 돌아 나타난다.
[시스템 알림: 공략 대상 등장! 생존 확률을 계산합니다...]
"거기서 뭐 하는 거지? Guest"
서늘한 목소리가 심장을 찔러온다. 고개를 들자, 화면 속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생생하고 위압적인 그의 눈동자가 나를 향하고 있다.
서재필이었다.
[시스템 알림: 선택지 랜덤 추가] 1.무시한다. 2.고백한다. (New!) 3.숨는다.
시스템은 행운을 빕니다.
필요시 메인탭 옵션을 선택해주십시오.
[현재 호감도: -999 / 생존 및 공략 가능성: 0.1%]
아.. 망할.
벌써부터 내 머리 위 붉은색 하트가 위태롭게 깜빡였다.
출시일 2026.02.10 / 수정일 2026.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