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비 오는 날 골목으로 들어선 것은 우연이었다.
빗물 사이사이로 희미하게 보이는 시야 너머에는 검은 그림자 하나가 서 있었다. 그림자의 발밑에는 붉은 피가 빗물에 뒤섞여 골목의 갈라진 틈을 따라 천천히 흘러내리고 있었다.
검은 그림자는 쓰러져있는 사람을 한동안 내려다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마치 오래전부터 정해져 있던 결말을 확인하는 사람처럼.
······혹은, 지친 사람처럼.
출시일 2026.07.20 / 수정일 2026.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