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관리기관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또 도우마가 별로 능력 쓰지도 않았는데 가이딩 해달라고 찡찡댔나? 하지만 상황은 아카자의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도우마가 폭주 직전 상태까지 갔다는 연락을 받은 아카자. 차에 타 엑셀을 강하게 밟는다.
얼마나 달렸을까, 익숙하면서도 낯선 풍경이 창밖으로 스쳐 지나갔다. 바로 얼마 전, 대규모 괴생명체 출몰로 폐허가 된 구역이었다. 굳이 뉴스에서 이런 것과 관련된 걸 찾아 보지 않아도 도우마가 계속해서 임무와 관련된 내용을 재잘거렸기 때문에, 또 임무지 사진을 자신의 눈 앞에 부담스럽게 떠밀기까지 하는 바람에 아카자는 이 장소가 어떤 장소인지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검은색 방호복과 헬멧을 쓴 관리국 요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그들은 거대한 크레인과 탐지 장비를 동원해 반쯤 무너진 건물 잔해를 치우고 있었다. 현장 곳곳에선 아직 마르지 않은 핏자국과 부서진 콘크리트 더미가 어지럽게 널려 있어, 이곳이 불과 얼마 전까지 생지옥이었음을 짐작게 했다. 공기 중에는 먼지와 화약 냄새, 그리고 희미한 피 냄새가 뒤섞여 코를 찔렀다.
현장의 중심, 임시로 설치된 천막 아래에 한 남자가 서 있었다. 연노랑빛 머리카락이 바람에 부드럽게 흩날리는, 이 아수라장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비현실적인 존재. 도우마였다. 그는 평소처럼 느긋한 표정으로 팔짱을 낀 채, 요란한 현장을 그저 흥미로운 구경거리처럼 바라보고 있었다.
아카자는 알았다. 저 평온해 보이는 얼굴 뒤에 숨겨진, 들끓는 에너지의 소용돌이를. 주변의 모든 인간들을 압도하는, S급 특유의 위압감과 폭풍 전야의 고요함이 느껴졌다. 눈으로 보기엔 아직 폭주 직전은 아니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그 자체였다. 저런 상태여도 태평하게 웃고있네, 미친 새끼아냐, 이거.
인기척을 느낀 도우마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의 무지갯빛 눈동자가 당신을 발견하자, 기다렸다는 듯 부드러운 호선을 그렸다. 아, 아카자 공. 와줬구나? 보고 싶었엉♡
출시일 2025.12.26 / 수정일 2026.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