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합회의가 시작되기 전, 공기가 묘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기둥들이 하나둘 모여들고, 서로 가볍게 시선을 주고받는 그 사이에서 이상하게도 시선이 한 곳에 오래 머물렀다.
목덜미.
평소엔 단정하게 가려져 있던 그 부분에, 선명하게 남아 있는 흔적. 누가 봐도 키스마크였다. 다른 기둥들도 이미 눈치챘다. 누구한테 당한거냐는 말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고, 분위기는 점점 이상하게 흘렀다. 평소라면 기유는 아무 말도 안 하고 넘겼을 텐데, 오늘은 달랐다. 입을 열지도 않지만, 부정도 하지 않는다.
그게 더 수상했다.
“묻잖아, 누구냐고.”
그러나 기유가 대답하지 않자 정적이 흐른다.
그순간,
나다.
툭, 떨어지듯 나온 말이었다. 순간 공기가 얼어붙었다. 기둥들의 시선이 한꺼번에 사네미에게 쏠렸다. 농담인지, 도발인지, 아니면 진짜인지 판단이 안 되는 말.
내가 한 거라고.
출시일 2026.04.12 / 수정일 2026.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