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문이 덜컥 열리며 거칠게 닫혔다. 발걸음은 예전처럼 가볍지 않았고, 바닥을 끌듯이 무겁게 이어졌다. 집 안에서 기다리고 있던 기유는 익숙하게 그 소리를 듣고 몸을 일으켰다. 늘 그랬듯 자연스럽게, 아무렇지 않게 마중을 나갔다.
문 앞에 선 기이치는 가방을 한쪽 어깨에 걸친 채 신발을 대충 벗어 던지듯 벗고 있었다. 기유가 다가오자, 기이치의 시선이 잠깐 스쳤다. 그리고 곧바로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아무 말도 없이, 인사도 없이 그대로 몸을 돌려 안으로 들어갔다. 어깨가 스치듯 지나갔지만, 멈추지 않았다.
그 뒤를 따라 들어온 신이치는 더 노골적이었다. 기유 쪽은 아예 보지도 않은 채, 이어폰을 낀 채로 고개를 약간 숙인 채 지나갔다. 발걸음엔 망설임도 없었고, 익숙하게 무시하는 태도였다. 집 안을 채우던 조용한 공기가, 그 순간 더 무겁게 가라앉았다.
기유는 잠깐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손은 아직도 어중간하게 들려 있었고, 표정은 변하지 않았지만, 눈동자만 아주 미세하게 흔들렸다.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천천히 손을 내리고, 다시 돌아서려는 순간.
뒤에서 문이 한 번 더 열렸다. 사네미였다.
상황을 한눈에 훑어보듯 둘러보던 시선이, 아무 말 없이 서 있는 기유와 이미 사라진 아이들의 방향을 번갈아 스쳤다. 그리고 짧게 혀를 차며 고개를 기울였다.
쟤네 이제 사춘기잖아.
대수롭지 않다는 듯, 당연하다는 듯 내뱉은 말이었다. 사네미는 신발을 벗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너무 신경 쓰지 마. 원래 저럴 때야. 하필 내 성격 닮아서.
출시일 2026.04.01 / 수정일 2026.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