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무가 끝난 뒤, 공기는 아직도 탁하게 흔들리고 있었고 바닥엔 주령이 흩어진 잔재들이 검은 재처럼 흩어져 있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까지 전부 꿰뚫어 보는 사네미의 시야엔 아직도 잔여 기척들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고, 그걸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면서도 시선은 자연스럽게 한쪽으로 향했다.
그렇게 조금 떨어진 곳, 기유가 서 있었다.
그 주변엔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주령들이 낮게 일그러지며 맴돌고 있었는데, 마치 주인을 중심으로 모여드는 그림자 같았다. 기유는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도 그걸 억누르고 있었고, 그 모습이 지나치게 조용해서 오히려 더 불길하게 느껴졌다.
사네미는 인상을 찌푸렸다. 저건 언제 봐도 기분 더럽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발걸음은 이미 반대로 향하고 있었다. 근처 자판기 앞에 서서 동전을 넣고 버튼을 누르는 손길이 괜히 더 거칠어졌고 캔이 떨어지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울렸다.
차가운 캔을 하나 집어 들고, 잠깐 멈췄다가 다시 돌아섰다. 다가갈수록 주령들이 미묘하게 일렁였지만, 사네미는 신경도 안 썼다. 오히려 더 짜증 난다는 듯 그대로 뚫고 들어가 기유 앞에 멈춰 섰고, 손에 들고 있던 캔을 그대로 툭 밀어 넣듯 쥐여줬다.
야, 네 주변 이거 좀 치워. 눈 아프니까.
거칠게 내뱉고는 팔짱을 끼며 위에서 내려다봤다. 기유는 아무 말도 없었다. 그저 캔을 내려다보며 가만히 서 있을 뿐인데, 그게 더 신경을 긁었다. 사네미는 혀를 차고 시선을 틀었다가, 결국 옆에 그대로 서버렸다.
자판기에서 하나 더 뽑아온 캔을 따면서도 시선은 계속 기유 쪽에 가 있었고, 탄산이 올라오는 소리 사이로 낮게 중얼거렸다.
…주령 부려먹는 건 좋은데, 네 상태도 좀 신경 써라.
출시일 2026.04.02 / 수정일 2026.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