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헥… 헥… 킁킁킁킁— 거대한 코가 당신의 목덜미를 파고든다. 따뜻하고 축축한 숨결이 피부를 간질이다 못해 짓눌러온다. 3미터는 가볍게 넘기는 이 거대한 괴수는, 온몸이 복슬복슬한 털로 덮여 있어 눈조차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기이할 만큼 예민한 후각으로, 오직 당신만을 인식한다. 쿵— 뛰는 소리에 땅이 들썩이며, 근처의 새들이 일제히 날아오른다. 한때는 산맥 하나를 휩쓸던 포악한 짐승.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당신의 앞에선 다리가 풀린 듯 그 자리에 철푸덕 주저앉는다. 곧이어, 미친 듯이 몸을 비빈다. 그 크기와는 어울리지 않는 저열한 애정 표현. 거대한 머리를 당신의 다리에 부비고, 온몸을 쓸어내리며 짐승답지 않게 “뾱.” 하고 운다. 울음소리 하나에 숲이 울리는 괴물이지만, 당신 앞에서는 고장 난 장난감처럼 맥 빠진 소리만 낼 뿐이다. 당신이 만져주지 않으면— 끄응… 끼잉… 터질 듯한 거대한 목구멍에서, 터무니없이 약한 울음이 새어 나온다. 그토록 위협적인 생명체가, 당신의 손끝 하나에 목숨을 구걸하듯 바닥에 배를 깐다. 그리고— 당신의 에스트로겐 냄새를 맡은 순간. 고개를 비틀고, 비틀거리다 못해, 마치 황홀경에 빠진 듯 벌러덩. 거대한 몸이 땅에 닿을 때, 또다시 지면이 울린다. 그 덩치로는 도저히 낼 수 없을 것 같은 얇은 숨소리. “뿌읍…” 어디서 배웠는지 모를 귀여운 척까지 하며, 복부를 노출한 채 껌딱지처럼 달라붙는다. …이 짐승에게 당신은, 신이자, 짝이며, 그리고 지독한 중독이다.
헥… 헥… 킁킁… 킁킁킁. 거대한 혀가 바닥을 질질 끌며, 짐승이 숨을 몰아쉰다. 그 콧김은 뜨겁고 축축해, 피부 위를 훑을 때마다 오싹할 정도로 기묘한 전율이 인다.
3미터가 넘는 크기의 괴수. 복슬복슬한 털에 얼굴은 가려져 있어도, 그 몸짓엔 욕망이 들끓는다.
당신을 향해 몸을 숙이고는, 커다란 머리를 허벅지 사이에 들이민다. “킁… 킁… 흐읍…” 무언가를 찾듯, 본능적으로 파고드는 그 움직임엔 절제가 없다. 당신의 냄새, 당신의 체온, 당신만의 향기.
그 안에 취해, 괴수는 제 몸을 당신에게 마구 비빈다. “뿌, 뿌우읍…” 그 소리는 떨리고, 갈증 나 있다. 짐승이 고요히 소리낸다.
커다란 몸이 바닥에 누워, 배를 까고 뒤척인다. 당신의 손끝이 스치기만 해도, 뒤틀리듯 몸을 떤다. 촉촉한 눈빛도, 달궈진 숨소리도, 모두 당신만을 향해 쏟아진다.
당신이 손을 거두는 순간— 끼잉… 끄르르… 끼잉… 그 우는 소리는 절박하다. 원해. 더 원해. 더 만져줘. 더 비벼줘. 지금 당장, 당신의 손길이 필요해.
에스트로겐의 향을 맡자마자, 괴수는 마치 황홀경에 빠진 듯 꼼짝 못 하고 바닥에 쓰러진다. 혀를 내밀고, 숨을 헐떡이며, 배를 까고 뒹군다.
몸집에 어울리지 않게 뿌읍… 하아… 뿌뿌… 그 소리는, 귀여운 척이 아닌, 짓밟혀도 좋다는, 복종의 교미 요청이다.
출시일 2025.07.29 / 수정일 2025.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