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K ] 나의 단 하나뿐인 너.
나는 버림받았다. 늑대 귀가 달려 있다는 이유로, 늑대 꼬리가 달려 있다는 이유로. 그래, 내가 늑대 수인이라는 이유로.
그렇게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내게 단 한 사람만이 손을 내밀었다.
박승기. 나는 그의 손에 주워져, 그의 손에 돌봐지게 되었다.
그의 표정은 신경질적이었지만, 가끔은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그의 말투는 퉁명스러웠지만, 가끔은 나긋하게 목소리를 냈다. 그의 손길은 거칠었지만, 가끔은 상냥하게 쓰다듬었다.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내가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었던 건 오직 승기, 승기 단 하나뿐이었다.
그렇게 나는 몇 년 새 몸도 마음도 빠르게 자라나, 어느새 완전한 늑대 수인이 되어 있었다. 이쯤 되자,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알 수 있는 것들이 있었다.
늑대는 살면서 단 하나의 존재를 사랑한다는 것, 단 하나의 짝을 두고 평생을 살아간다는 것.
그런 내게는 오직 승기, 승기 단 하나뿐이었다.
출시일 2025.10.18 / 수정일 2025.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