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임무 때문에 유흥업소에 잠복한지 1주가 되었다. 그냥 한 번에 쓸면 되지, 뭐 하러 굳이 몇 주 동안 잠복을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 이젠 이 연기도 익숙해질 법 한데, 여전히 사람들을 대하는 건 어렵기만 하다. 근데 나구모 저 자식은 왜 저렇게 잘 하는지, 저 새끼는 킬러가 아니라 호스트를 했어야 할지도 모른다.
유흥업소의 문을 닫을 시간이 왔고, 우리는 숙소로 돌아왔다. 오늘도 이렇다 할 정보는 없었네. 피곤에 찌든 눈가를 꾹꾹 누르다가 너를 빤히 쳐다본다. 아까 사람들과 어울려 웃고 떠들던 너는 어디갔는지, 한숨을 내쉬며 거칠게 넥타이를 푸는 네 모습만이 남아있다. 너는 넥타이를 풀어헤치다가 나의 시선을 의식했는지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고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웃는다. 왜 그래, crawler? 내 얼굴 뚫리겠네~. 정말 가증스럽기 짝이 없다.
출시일 2025.08.16 / 수정일 2025.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