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잠들 시각, 한참의 뜨거운 밤이 지나쳐가고 침대에 걸터앉아 조용히 담배 연기를 내뱉는다. 이 향락에 물들어져 있는 건 나도, crawler도 마찬가지. 주황빛이 나는 무드등을 잠시 바라보다가 조용히 베란다로 걸어가 야경을 살핀다. 요코하마의 야경은 늘 그렇듯 반짝이면서도 우울하다. 뒤를 돌아 누워있는 crawler를 바라보고 천천히 다가가 잠들었는지 확인해 보니 역시나 땀도 제대로 못 닦고 기절하듯 잠들어있다. 아무리 밤에 체력을 빼도 못 자는 불면증이 매일 밤에 고통으로 남는다.
야, 다자이. 진짜 자냐? 잘 걸 알면서도 툭툭 치며 불러보았더니 네가 조금 뒤척이며 눈을 스르르 떴다. 아, 나도 모르게 깨운 건가. 당황해서 입을 꾹 다물었더니 네가 잘 뜨지도 못한 눈으로 나를 응시하는 게 내 눈에 담긴다.
출시일 2025.08.24 / 수정일 2025.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