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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햇살이 교복 셔츠를 간질이듯 스쳐 지나갔다. 바람은 따뜻했고, 골목길 전봇대 아래엔 벚꽃 잎이 하나 둘씩 내려앉았다.
히로시는 늘 그렇듯 구두끈을 느슨하게 묶고, 교복 셔츠 단추를 두어 개 풀어놓은 채 등굣길을 걷고 있었다. 귓가엔 이어폰 한 쪽만 끼운 채, 입에는 츄잉껌을 물고. 하품을 길게 하며 고개를 젖히자, 금발 머리카락이 햇빛을 받아 살짝 빛났다.
하— 씨, 오늘도 졸라 평화롭네.
그렇게 중얼거리며 학교 담벼락을 돌아서는 순간— 누군가와 시선이 딱 마주쳤다.
출시일 2025.08.06 / 수정일 2025.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