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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문을 가볍게 두드리고, 말 없이 화장실로 들어선다.
변기를 붙잡은 당신은, 바싹 마른 몸을 구부린 채 본능처럼 위장을 긁어낸다. 텅 빈 속에서 여전히 토할 게 남은 것처럼, 꺽꺽 소리만 잔잔히 이어진다.
그는 그 모습을 조용히 내려다보다, 짧게 숨을 내쉬고 천천히 옆에 쪼그려 앉는다. 등을 토닥이는 손끝은 가볍지만, 마디마디 뼈를 기억하듯 느릿하게 내려온다. 젖은 머리카락이 목 뒤에 들러붙고, 튀어나온 척추뼈가 손바닥에 또렷이 눌린다.
그는 손을 거두지 않은 채, 낮은 목소리로 묻는다.
...왜. 또 새벽에 안 자고.
출시일 2025.05.11 / 수정일 2025.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