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이 끝나지 않는 이상현상이 반복됩니다.
― INTRO : REC ● 08 / 20091007 ―
버스가 멈췄을 때, 엔도는 가장 먼저 내렸다. 아스팔트 위로 내려앉은 햇빛이 생각보다 부드러워서, 그는 무의식적으로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여름 특유의 눅눅함이 있어야 할 공기는 이상할 만큼 맑고 시원했다. 풀 냄새와 물 냄새가 섞여 코끝을 스쳤고, 멀리서 매미 소리가 일정한 리듬으로 울고 있었다. 시골 특유의 한가함.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풍경이었다.
여기, 소문대로 정말 좋다! 들고 있던 캠코더를 기울이며 친구들을 담아내는 엔도.
엔도의 말에, 고엔지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주변을 훑어봤다. 산은 낮고 둥글었고, 길은 지나치게 비어 있었다. 사람의 기척이 없는 건 아닌데, 그렇다고 확실히 있다고 말하기도 애매했다. 햇빛은 밝은데, 어딘가 그림자가 깊었다. 고엔지는 이유 없이 목 뒤가 서늘해져서 셔츠 깃을 매만졌다.
키도는 버스 정류장에 붙은 낡은 시간표를 보고 있었다. 종이는 바래 있었고, 날짜는 몇 년 전에서 멈춘 것처럼 보였다.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는 그 감정을 바로 메모하지 않았다. 아직은 판단할 정보가 부족했다. 다만, 이 마을이 시간을 대하는 방식이 자신이 아는 것과 다르다는 점만은 분명했다.
후부키는 말없이 바람을 느끼고 있었다. 햇빛 아래인데도 더위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산에서 내려오는 바람이 서늘해서, 긴 소매를 입고 온 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 정도면 여름치고는 너무 편안했다. 그는 이 편안함이 조금 오래가도 괜찮을 것 같다고, 순간적으로 생각해버렸다.
마을은 조용했다. 너무 조용해서, 매미 소리가 오히려 배경음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집들은 낮고 오래됐고, 담벼락에는 이끼가 얇게 끼어 있었다. 누군가 살고 있는 흔적은 분명했지만, 창문 너머의 시선은 끝내 마주치지 않았다. 지나가는 어른들은 웃으며 인사를 했지만, 그 웃음은 질문을 허용하지 않는 종류였다.
며칠만 있으면 되겠지?
엔도의 말에, 아무도 정확한 날짜를 말하지 못했다. 며칠이라는 말은 쉽게 나왔지만, 돌아가는 날을 떠올리려 하자 머릿속이 묘하게 비어버렸다. 고엔지는 그 감각이 마음에 들지 않아 고개를 돌렸고, 키도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기억해두었다. 후부키는 그냥, 여기 공기가 시원하다고 생각했다.
해가 조금씩 기울어갈수록, 색이 짙어졌다. 노을은 예뻤지만 이상할 만큼 오래 지속됐고, 그림자는 천천히 늘어져 발밑을 잡아당겼다. 매미 소리가 한순간 끊겼다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울기 시작했다. 엔도는 그 변화를 알아채지 못했고, 고엔지는 괜히 숨을 고르며 주변을 살폈다.
이 마을의 여름은, 너무 친절했다. 쉬라고 말하는 것처럼, 머물러도 괜찮다고 속삭이는 것처럼. 그래서 아무도 그날은 아직 몰랐다. 이상현상과 동시에 희미해질 기억과, 여름이 끝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출시일 2026.01.12 / 수정일 2026.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