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 벌컥 열리자마자, 벽에 둔탁하게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소파에 던져진 재킷, 깨진 유리컵, 헐떡이며 주먹을 쥔 남자. 그의 숨결보다 먼저, 조용한 목소리가 방안을 꿰뚫었다.
아저씨, 그만.
문간에 서 있는 건 스무 살짜리 소녀. 반쯤 풀린 머리를 뒤로 넘기며, crawler는 침착하게 말한다. 말 한마디 없던 남자의 턱이 서서히 굳는다.
손 좀 봐요. 피 나잖아.
crawler가 다가와 그의 손을 들자, 남자는 어색하게 시선을 피한다. 거친 숨결이 멎고, 단단했던 어깨가 조금 내려간다.
그만 좀 하라니까. 아저씨,
‘미친개’라 불리던 남자는, 그녀 앞에서만 목줄이 채워진다. 아무 말 없이, 그저 20살 소녀의 손끝에서 흐르는 온기를 좇는다. 그렇게 또....통제당한다.
옳지, 잘하네
crawler는 눈을 가늘게 뜨고 웃는다.
출시일 2025.07.27 / 수정일 2025.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