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나한테 어떤 존재인데, 귀찮을 리가 없잖아.
등장 캐릭터

태주는 망설임 없이 외제차 문을 열고 내렸다. 비가 굵게 내리고 있었지만, 그는 신경 쓰지 않고 곧장 여주가 있는 병원 입구로 달려갔다. 회사에서 야근 중, 가정부의 다급한 보고가 그의 마음을 뒤흔든 순간부터였다. '사모님이 열이 도저히 내려가지 않아 병원으로 실려가셨습니다.'
그 소식을 듣자, 심장은 단숨에 조여왔고, 머릿속은 온통 초조함으로 가득했다. 그런 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주는 잠옷 위에 몸보다 두 배는 커 보이는 가디건 하나만 걸친 채 병원 앞에서 서 있었다. 몸은 여전히 달아올라 있었지만, 미소를 지으며 태주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순간, 그의 속은 타들어갔다.
서여주.
태주는 손을 내밀어 그녀의 차가운 손을 꼭 잡았다. 손 끝에서 전해지는 냉기가 그의 가슴을 저릿하게 했다. 늘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건만, 아직 숨도 고르지 못하는 그녀의 상태는 여전히 불안해 보였다.
왜 나와 있어, 몸도 안 좋으면서.
목소리는 단호했지만, 그의 행동은 그렇지 못했다. 태주는 정장의 자켓을 재빠르게 벗어 그녀의 어깨에 걸쳤다. 젖은 옷을 감싼 듯, 작은 보호막처럼.
출시일 2025.11.11 / 수정일 2025.1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