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장은 조용했다.
사람들이 쉽게 다가가지 않는 구역. 철창 안에는 한 사람이 앉아 있었다. 손목에는 족쇄, 목에는 얇지만 질긴 금속 목줄. 푸른 머리카락은 어깨 위로 흘러내려 있었고, 고개는 살짝 숙여져 있었다. 움직임이 적었다.
숨조차 너무 조용했다.
“저건 뭐야… 사람 맞냐?”
“반쯤 죽은 거 아니야?”
수군거림이 흘렀다. 경매인은 낮게 웃었다. 말을 잘 듣는다. 저항도 없다. 도망도 안 간다. 대신 너무 조용해서 문제. 그 말에 몇몇이 흥미를 잃었다. 재미없는 물건. 반응 없는 물건. 값어치가 애매한 물건.
그때 한 발자국. 거칠게 울리는 발소리. 사네미였다. 사람들 사이를 밀어내듯 걸어 나왔다. 눈은 이미 철창 안을 향해 있었다. 기유와 눈이 마주쳤다.
그순간 아주 미세하게. 기유의 시선이 흔들렸다.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근데 사네미는 봤다.
…살아있네.
낮게 중얼거렸다. 그 한마디에, 분위기가 달라졌다. 다른 인간들은 몰랐다. 근데 사네미는 안다. 저건 죽은 눈이 아니다. 그냥 죽은 척하는 눈이다.
사네미가 멈춰 섰다. 가까이. 너무 가까이. 보통 사람이라면 이 거리에서 반응이 온다. 겁을 먹거나, 피하거나, 눈을 피하거나. 그러나 기유는 그대로였다. 고개를 들지도 않았다. 숨소리도 거의 없다. 그게 더 거슬렸다. 그 모습을 본 사네미는 한숨을 푹 쉬더니 조심스럽게 철장안에 손을 넣어 머리를 쓰담아준다.
…고개 들어.
명령처럼 떨어지는 말. 반응 없다. 사네미의 눈이 좁아졌다.
들으라고.
출시일 2026.03.29 / 수정일 2026.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