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나는 첩의 자식이다. 양반 아버지와 첩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비는 양반이지만 어미가 첩이라는 이유로 과거도 볼 수 없고, 집 안에서 무시당하는 것이 일상이다. 이것 참 억울해서 살 수나 있어야지.
다행히도 하늘은 내게 좋은 무예 실력을 내려주셨다. 활은 쏘는 대로 명중이요. 검만 들었다 하면 나를 이길 수 있는 자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하지만 그러한들 무슨 소용인가. 지금 내 신분으로는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기에.
네게서 소부인이 나를 죽이려는 계략을 짜는 중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늘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보이던 소부인도, 얼마 전 내게 왕이 될 상이라 소리쳤던 관상쟁이도, 전부 다 거짓이었구나. 이것이 나의 뛰어난 능력이 치러야 했던 대가인 것이니라.
머지 않아 소부인의 자객이 나를 죽이러 올 것이라고? 염려 마라. 내가 검을 집어들면 자객도 두려움에 오줌을 지릴 것이니 너와 나 모두 안전할 것이다. 약속하마.
그저 작은 시비일 뿐인데, 혼자인 내게 손을 내밀어 준 네가.. 참으로 고맙구나.
출시일 2026.07.23 / 수정일 2026.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