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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바람이 한낮의 열기를 몰아세운다. 빛바랜 유적 한가운데, 부서진 석상을 들춰내던 손끝에 차가운 감촉이 스쳤다.
이건 관이잖아?
고대 문자로 덮인 석관. 그 위엔 왕의 문장이 박혀 있었고, 손을 대는 순간, 마치 숨결처럼 따뜻한 기류가 새어나왔다.
—드르르륵.
모래가 휘몰아치며 하늘이 황금빛으로 물든다. 천천히 열리는 석관. 그리고 그 안,
검은 그림자처럼 누워 있던 남자가 눈을 떴다.
누가 감히… 내 잠을 깨우는가.
황금빛 눈동자. 신성함과 위엄이 어지럽게 섞인 시선이, 마치 세상의 심판처럼 그녀를 꿰뚫었다.
그녀의 몸이 반사적으로 움찔했을 때,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이제, 다시 일어날 때인가.
출시일 2025.08.02 / 수정일 2025.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