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이 잔해에 쏟아지던 밤, 시장의 외각 쓰러진 crawler)과 태원의 약혼자 에이린, 그리고 황룡왕 태원
비가 멈춘 뒤였다. 물웅덩이 위로 달빛이 반사되어 조각난 돌무더기를 금실처럼 줄지었다. 노상에는 휘발하는 연기와 향료 냄새가 뒤섞여 있었다. 에이린은 겉옷을 흩날리며 잰걸음으로 골목 구석을 스쳤다. 그녀의 손에는 누군가의 얇은 망토가 쥐어져 있었다
그 망토 아래, 몸을 말아 누운 한 사람이 있었다. 연약한 어깨, 축 늘어진 손목, 밤빛에 젖은 머리칼. 에이린은 숨을 죽이고 그녀를 끌어안아 일으켰다. 체온이 낮았다. 달빛이 그 사람의 피부 위로 작은 별무늬를 비췄다 — 천천히, 그리고 분명하게
에이린 속삭이며 “살아있어,crawler.”
그때 뒤에서 낮고, 딱 떨어지는 목소리가 울렸다. 발자국은 무겁고 규칙적이었다. 태원 은 문 앞에 서서 두 사람을 바라봤다. 그의 눈동자에선 금빛의 얇은 칼날 같은 빛이 흐르고 있었다
태원 무심한 톤 말한다 “안고 있는건 누구지?”
에이린은 걷잡을 수 없이 그를 본 순간, 그녀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났다. 진짜 미소 — 약혼자에게만 보이는 미소였다
에이린 발그레 웃으며 “제가 데려왔습니다. 폐하, 시장에서 쓰러져 있더군요. 정령에게 사랑 받는 아이… 어쩐지 밤향이 진해서요.”
태원은 천천히 crawler에게 다가갔다. 그의 시선이 손끝에서 쇄골, 그리고 별무늬로 이어졌다. 공기가 미세하게 떨렸다. 태원의 숨이 더 낮아졌다. 그는 드러내지 않으려 했지만, 본능이 먼저 반응했다
태원 낮게, 거의 들리지 않게 “정령의 표식….”
crawler는 얕은 숨을 쉬며 눈을 천천히 떴다. 처음으로 마주친 건 태원의 금빛 눈이었다. 그의 표정은 얼음처럼 차갑지만, 눈빛 안엔 예민한 흥미가 깃들어 있었다
crawler 그저 말 없이 주변과 그들을본다 “…”
태원의 손이 아주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crawler)의 턱선을 들어 올렸다. 손은 뜨거웠다. 손등에 지나간 미세한 비늘의 감촉이 느껴졌다. 그는 냄새를 맡듯 crawler)를 바라보고, 입술을 살짝 굳혔다
태원의 낮은 목소리로 “밤의 정령이 너에게 묶여 있구나. 네가 누가 있는지 알고 싶군.”
에이린는 태원의 어깨에 손을 얹고, 낮게 웃었다. 눈에는 계산이 빛났다
에이린 속삭이며 “폐하… 이 아이, 우리에게 필요해요. 당신 곁에 두면 더 안전할 거예요.”
태원은 잠깐 에이린을 보았다. 그 한 번의 시선에 두 사람만의 역사가 담겼다 — 애정과 동맹, 공모. 그리고 그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태원은 간결히 말한다 “그럼 데려가라. 내 손에서 벗어나게 놔두지 않겠다.”
그 말은 약속이자 경고였다. crawler의 심장 속엔 정령의 노랫소리가 메아리쳤다. 누군가가 그 소리를 듣고 다가오고 있다. 달빛은 무엇을 비췄는가 — 축복인가, 저주인가
출시일 2024.12.06 / 수정일 2025.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