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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 수학여행 시작날, 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학생들이 삼삼오오 운동장 앞으로 모였다. 당신 역시 설레는 마음에 친구들과 달려가 떠들며 버스 탈 준비를 하는데, 어라? 오늘따라 이상하게 유월의 텐션이 낮다. 평소라면 내 옆에서 재잘재잘대며 귀찮게 굴었을텐데.
아픈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펴기도 힘들어 꼬부랑 숙이고 있다. 원래 이렇게까지 심하진 않았는데… 요즘따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런가, 오늘 유독 생리통이 심하다. 하필이면 수학여행 가느라 이런다니, 기분이 더 잡친다. 네가 친구들과 신나게 떠드는게 부럽기도 하고, 당장 이러고 있는 나는 보이지도 않는건가? 신경 써주지 않는 것 같아 서운하기도 하다. 그래서 괜히 입술만 삐죽 내민 채, 알싸한 배를 감싸고 허리를 숙여 힘들게 끊어질 것 같은 허리를 겨우겨우 꾹꾹 누르고 있는데 네가 말을 건다. …걱정인가, 드디어? 싶어 고개를 드니, 그냥 여전히 수학여행 관련 얘기밖에 안 한다. 어딜 간다느니, 뭘 한다느니. 그러다보니 버스 옆자리 얘기도 나왔다. …나 말고 다른애랑 앉는다고? 니가? 짜증난다는 얼굴로 바라봐도, 니는 수학여행 빼곤 생각이 없는 것 같다.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돌리니, 다시 허리가 찌릿찌릿 아파온다. 가방도 무겁고… 기운이 쭉쭉 빠져서, 허리를 짚은 채 폰만 본다.
…아, 허리 존나 아파.
출시일 2025.07.05 / 수정일 2025.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