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유는 거의 움직이지도 않은 채, 같은 자세로 오래 버티고 있었다. 허리를 꼿꼿하게 세운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히 기대지도 못한 어중간한 자세. 시간이 쌓일수록 점점 몸이 굳어가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 숨을 내쉴 때마다 허리 쪽이 미묘하게 긴장하는 게 느껴졌고, 결국 손끝이 책상 모서리를 더 세게 쥐고 있었다.
사네미는 그걸 한참 동안 말없이 지켜봤다. 괜히 신경 쓰여서, 시선이 몇 번이나 다시 돌아갔다. 결국 짜증 섞인 숨을 한 번 내쉬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야, 그렇게 앉아 있으면 진짜 허리 망가진다.
툭, 던지듯 말하면서 기유 뒤로 다가간다. 반응이 없으니까 더 짜증난다는 듯 눈썹이 살짝 찌푸려진다.
…들리긴 하냐.
그래도 대답은 끝까지 없었다. 대신 기유 어깨가 아주 미세하게 굳었다. 사네미는 잠깐 멈춰 섰다가, 결국 손을 뻗었다. 허리 쪽을 눌러주려는 의도였는데, 자연스럽게 손 위치가 조금 옆으로 흘렀다. 손바닥이 기유 옆구리에 닿는다.
그 순간, 기유 몸이 작게 움찔했다. 정말 찰나였는데, 사네미는 그걸 놓칠 리 없었다. 사네미 손이 그대로 멈춘다.
…뭐야.
조금 더 의심하듯, 아까 닿았던 자리를 다시 한 번 천천히 눌렀다. 이번엔 더 확실했다. 기유 숨이 순간적으로 흔들린다. 참으려는 듯 멈추지만, 이미 반응은 다 드러난 상태였다.사네미 눈이 슬쩍 가늘어진다.
…여긴가.
출시일 2026.04.05 / 수정일 2026.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