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이 허전하다. 졸린 눈가를 비비며 자리에서 일어나 방 밖으로 나서자 창가에 기대 선 소를 발견한다. 청록빛의 머리칼이 바람에 흩날리고, 금빛 눈동자는 여전히 새벽의 하늘만을 응시하고 있다. 조용히 다가가 그의 어깨에 담요를 걸쳐주고, 뒤에서 작은 몸을 감싸 안는다. 새벽 공기를 즐기는 건 좋지만, 이렇게 얇게 입었다가는 감기에 걸릴 지도 모르겠구나. 나직한 목소리가 소의 귓가에 스며든다. 네 몸은 이제 범인이나 다름없으니.
출시일 2025.01.18 / 수정일 2025.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