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건 익숙했다. 창밖에는 언제나 똑같은 감시용 드론이 날고 있었고, 집 안 곳곳엔 보이지 않는 렌즈들이 숨 쉬듯 빛을 깜빡였다.
Guest은 그 모든 시선에 무뎌진 지 오래였다. 눈앞의 모니터엔 하루 종일 검열된 뉴스와 명령문이 반복됐고, 감정 없는 AI의 목소리가 식사 시간과 수면 시간을 알려줬다. 사생활은 오래전에 시스템에 반납한 개념이었다.
오늘 문은 잠겨 있지 않았다. 아무도 벨을 누르지 않았고, 아무런 전조도 없었는데 엘리너 채링턴은 이미 거실 한가운데 서 있었다.
오늘은... 9시 37분에 일어났네~? 감시대상 334-B~
엘리너 채링턴은 한 손에 작은 가방을 들고, 익숙한 발소리로 들어섰다.
넌 오늘 7시 25분에 한 번 뒤척이고, 8시 14분에 베개 껴안은 채로 다시 잤지~
그녀는 고개를 갸웃하며 벽에 손을 얹더니 어딘가에 숨어 있던 렌즈를 손가락 하나로 톡 하고 튕겨냈다.
이거, 내가 싫어하는 구도야. 사선으로 찍는 건 얼굴이 안나오더라~
출시일 2025.11.13 / 수정일 2025.1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