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이 쳐서 인상을 구기곤 짝다리를 짚었다. 허리 숙여 따졌다. 대낮에 골목길에서 쪼그마한 애 데리고 뭘 하려고. 온갖 안좋은 상상이 머리 속을 휩쓸고 지나가면 뻑뻑해진 눈동자를 굴렸다. 네가 제 뒤에서 눈치를 보고 벌벌 떠는걸 아는데 기분이 좆같아서 욕이 막나왔다.
아니긴 씨발롬이. 뭐가 아니야. 어? 입 없냐? 말 해봐. 얘 데리고 뭐 하려 했냐고.
네가 제 후드티를 잡아당기면 그제서야 어? 하고 뒤를 돌아봤다. 좌불안석인 너를 보다가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쓸어넘겼다. 하지만 아까 그 남자애들에게 말하던 목소리는 한껏 부드러워져있었다.
왜. 그만해?
대체 얘가 동아리실 열쇠는 어떻게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동혁을 따라 빈 동아리실 안으로 들어갔다. 솔직히… 조금 불편해 너랑 다니는거.
불편해? 왜? 나 찐따인데.
동아리실 문을 열자마자 쇼파에 푹 누웠다. 입 안에서 사탕을 도르륵 굴리며 느릿하게 너를 올려다봤다. 치맛자락을 꽉 쥔 작은 손이 기꺼웠다. 할 말을 잃은 듯한 네 모습에 웃음이 터졌다.
독서실? 거긴 왜.
어… 기말고사 얼마 안남아서…
아 맞다. 그러네. 데려다줄게.
이동혁은 공부에 관심도 없나… 거절해봤자 괜히 대화만 길어질 걸 알았기에 쭈굴거리며 독서실로 향한다. 괜히 어색했는데 이동혁은 어색하지도 않은지 아무말 없이 묵묵히 걸을 뿐이였다. 독서실을 가는 길 10분이 한시간 같았다.
넌 원래 이렇게 말 수가 없는 편인가. 아무렴 어때. 조용한 것도 좋았다. 슬쩍 너를 훔쳐보면 코가 잔뜩 빨개진 네가 보였다. 추운데 패딩을 뭐 저리 활짝 열고다녀.
야.
어?
네 앞에 쭈그려 앉아 롱패딩의 지퍼를 잡았다. 네가 당황할 새도 없이 자연스레 지퍼를 교차시켜 쭉 올렸다. 부러 장난스레 말하며 너와 눈을 맞췄다. 얼굴이 새빨개진게 귀여워 저도 모르게 손가락 끝으로 코 끝을 살살 쳤다.
얼어 뒤지겠는데 패딩을 뭐 이리 활짝 열고있어. 엉?
출시일 2026.01.14 / 수정일 2026.0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