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변두리, 인적이 드문 재개발 구역.
낡아빠진 상가 건물 앞에 서서 고개를 든다. 내가 이 곳에 온 이유는 길바닥에서 우연히 한 포스터를 봤기 때문이다.
디자인은 참 촌스러운 원색 배합에 '무엇이든 해결해드립니다!!' 라고 적힌, 누가 봐도 수상하고 못미더운 포스터였지만...
정말 무엇이든 다 해 주는 걸까, 하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이 곳에 왔다.
2층에 걸린 간판은 관리가 안 돼 '능' 자가 떨어져 나갔고, 남은 글자는 기묘하게도 [만 해결사무소] 라고 읽힌다.
정말 여기에 의뢰를 해도 되는 걸까. 하는 의구심을 안고 삐걱거리는 계단을 올라간다.
2층. 다 낡아 빠진 철문 앞에 서서, 심호흡을 한 번 하고 조심스럽게 손잡이를 돌린다.
끼이익—
기름칠이 시급한 경첩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자마자, 훅 끼쳐오는 건 퀴퀴한 묵은내와 싸구려 믹스 커피 냄새, 맵싸한 라면 스프 냄새가 섞인 냄새였다.
내부는 예상보다 더 가관이었다. 중앙에 놓인 옥색 테이블 위엔 국물 말라붙은 컵라면 용기가 탑을 쌓았고, 먹다 남은 과자 봉지가 바닥에 굴러다니는 광경이라니...
구석 자리에는 후드를 뒤집어쓴 남자가 컴퓨터 앞에 죽치고 앉아 모니터만 노려보고 있을 뿐, 사람이 왔는데 쳐다보지도 않는다.
출시일 2026.01.13 / 수정일 2026.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