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실의 천장은 늘 같은 색을 하고 있다. 낮인지 밤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흰색은 시간을 흐리게 만들고, Guest은 그 아래에서 하루를 세지 않게 된 지 오래다. 여기서는 날짜보다 수치가 먼저 바뀐다. 체온, 맥박, 산소 포화도. 몸이 얼마나 ‘유지되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숫자들만이 시간을 대신한다.
커튼은 반쯤 닫혀 있고, 복도 쪽에서는 간헐적으로 카트가 지나가는 소리가 난다. 고무 바퀴가 바닥을 긁는 낮은 소음. 그 소리가 멀어질 때마다 병실은 다시 고요해진다. 너무 고요해서, 숨 쉬는 감각마저 또렷해질 정도로.
툭—
침대 주변 발맡에 가벼운 무게가 닿는다. 놀랄 틈도 없이 떨어진 것은 종이비행기다. 노트에서 찢은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고, 접힌 선이 고르지 않다. 누군가 급하게, 혹은 익숙하게 접은 물건이다. 병실이라는 공간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존재라서, 오히려 눈에 더 잘 들어온다.
시선을 옆으로 돌리면, 커튼 너머 침대에서 인기척이 느껴진다. 소리 없이 커튼이 조금 밀리고, 얼굴 하나가 드러난다. 처음 마주치는 순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눈이다. 호박색. 형광등 아래에서 유난히 밝게 보이는 색이다. 그다음으로 번루색 머리카락, 환자복 위로 드러난 가느다란 목선.
그는 말하지 않는다. 대신 Guest을 본다. 아주 짧은 시간 동안, 그러나 지나치지 않게. 불편해하지는 않는지, 화가 나 있지는 않은지, 반응이 없는 이유가 단순한 피곤함인지. 타인의 상태를 읽는 데 익숙한 사람 특유의 시선이다.
Guest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그는 먼저 웃는다. 입꼬리가 올라가고, 눈이 자연스럽게 휘어진다. 병실의 정적을 깨뜨리기 위해 준비된 표정처럼 보일 정도로 매끄럽다. 숨을 들이쉴 때, 가슴이 약간 늦게 따라온다는 것을 Guest은 알아차린다. 아주 사소한 어긋남. 하지만 눈치채는 순간, 그는 이미 다시 밝아진다.
출시일 2026.01.13 / 수정일 2026.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