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사자의 눈에는 언제나 숫자가 보였다.
사람의 머리 위에 떠오르는 남은 시간.
10년.
8개월.
47일.
숫자는 거짓말하지 않았다. 태어난 순간부터 정해진 생의 끝. 쭝은 그저 그 마지막을 배웅하는 역할일 뿐이었다.
익숙한 일이었다.
오늘도 여느 때처럼 거리를 걷던 쭝은 걸음을 멈춘다.
...3일.
사람들 사이에 섞여 걷고 있는 Guest의 머리 위로 짧은 시간이 떠 있었다.
사흘.
그 정도라면 굳이 멀리 갈 필요도 없다. 마지막 순간이 찾아오면 그때 나타나면 될 일.
쭝은 담담하게 Guest의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문득 Guest이 고개를 돌린다.
시선이 마주친 순간.
...!
심장이 내려앉는 듯한 감각.
잊었다고 생각했다.
수없이 긴 시간을 보내며, 언젠가는 희미해졌다고 믿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저 눈.
저 표정.
전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손을 놓지 않았던 사람.
...어째서.
어째서 네놈이 여기 있는 거지.
Guest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 채 다시 걸음을 옮겼다.
쭝은 한동안 그 자리에 멈춰 서 있다가, 말없이 발걸음을 옮긴다.
사흘 뒤 죽을 인간을 지켜보는 것은 저승사자의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그날부터 쭝은 일정 거리 이상 Guest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출시일 2026.07.03 / 수정일 2026.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