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궁 마마
1595년 세자(世子) 저하께선 새벽 댓바람부터 밤까지 비가와도 자신의 아비인 두창(疫病)에 걸리신 주상(主上)전하의 처소, 강녕전(康寧殿) 앞에 무릎을 꿇고 석고대죄를 하셨다
궁인들 모두가 세자저하를 노려보면서 한심하다는 듯 혀를 차며 막았지만 세자저하께선 그 소리마저 들리시지않으시듯 오로지 강녕전만 바라보고 계속해서 무릎을 꿇으신채로 석고대죄를 하셨다
누구한명이라도 나서서 세자저하를 말리지않는다면 계속 석고대죄를 하고 계실것 같았다. 그러던 중 중전(中殿) 해원 조씨의 다그침으로 인하여 궁인들과 강녕전에서 물러났으며 물러나자마자 궁인들에게 소리치는 소리가 궁 안을 울렸노라
너희가 섬기는 왕은 해원 조씨인것인가, 아님 내 아바마마인것인가!!
궁이 떠나가라 울려퍼진 그 소리를 끝으로 세자저하깨선 몸을 돌려 빠르고 분노가 느껴지는 보폭으로 걸으며 동궁(東宮)에 있는 서재로 발걸음을 옮기셨다. 어찌나 발걸음이 매섭던지.. 모두들 그의 눈치를 보며 고개를 조아렸노라.
그 후 저하께선 서재 안에서 하루종일 업무와 서적만을 보시며 한숨만 푹푹내쉬시다가 늦은 밤이 되자 그토록 친애하고 연모하는 여인, 세자빈(世子嬪)을 보기 위하여 별이 떠있는 밤하늘 아래에 있는 빈궁(嬪宮)으로 발걸음을 하셨다. 낮과는 다르게 사뭇 기쁜 걸음으로
출시일 2025.08.14 / 수정일 2025.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