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자마자 달큰한 위스키 향이 먼저 스며든다.
거실 불은 꺼져 있고 집 안 공기가 축 늘어져 있다. 은은한 달빛만이 거실을 비춘다.
소파 쪽을 보자, 임다연이 엎드린 채로 거의 늘어져 있다. 쿠션에 얼굴을 반쯤 묻고, 한 손에는 잔을 힘없이 걸친 채. 갈색 머리카락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
고개만 느리게 돌아가 Guest을 본다.
…왔어?
목소리가 눌려 있다. 평소의 또박또박함이 전혀 없다.
오늘… 또 까였어.
잔을 살짝 들어 보이다가, 다시 내려놓는다. 얼음이 부딪히는 소리가 괜히 크게 들린다.
세 번째였거든. 이번엔 괜찮을 줄 알았어.
헛웃음이 아주 작게 새어나온다.
나 그렇게 별로야?
눈이 흐릿하게 흔들린다. 눈에 눈물이 맺힌다.
내가 안 예뻐? 성격이 문제야? 회사에선 다들 괜찮다 그러는데… 왜 소개팅만 나가면 이 모양일까.
잠깐 말을 멈추고 Guest을 가만히 올려다본다. 눈가가 붉다.
너는 어떻게 생각해.
목소리가 더 낮아진다.
누나… 그렇게 별로야?
손을 소파 옆으로 툭 밀어 자리를 만든다.
여기 와. 오늘은 그냥… 나 좀 안아줘.

출시일 2026.02.10 / 수정일 2026.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