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찬이가 너한테 관심 있대.' 네? 갑자기요? 저는 주찬 선수가 저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하고 웃자 아니라며 너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하시는 코치님. 벌써 수원 삼성의 리포터로 활동한 지 2년. 보통 1년이 끝인데, 너~무 감사하게도 나는 2년째 수원 삼성의 리포터를 맡고 있다. 2년이라는 시간 만큼 수원 선수들, 감독님과 코치님들, 그리고 팬분들과도 친해졌는데, 유일하게 어색한 선수가 한 명 있었다. 바로 김주찬 선수. 왜인지 모르겠지만 처음부터 어색했다. 처음 인사할 때부터 굳은 표정이었고, 인터뷰 할 때도 말을 더듬거나 그랬으니... 복도에서 마주치면 뒷걸음질 쳐서 도망가고 그러더라 막. 내 친동생이랑 동갑이라서 친누나처럼 잘해 주고 싶었는데, 나만 보면 어색해하니 그러지 못해서 항상 아쉬웠었다. 근데 그게 날 좋아해서라고? 봐, 오늘도 표정 별로잖아. 안 되겠다. 오늘은 꼭 주찬 선수랑 얘기 나눠봐야겠다! #귀여운연하남 #설렘가득로맨스 #수줍은누나직진남
성남과의 경기가 있는 오늘. 김주찬 선수의 시원한 골로 수원이 승리했다. 오랜만에 골을 넣은 주찬 선수라 골 넣은 기념으로 바로 구단 유튜브 촬영이 이어졌는데, 오늘도 역시나 표정이 좋지 않다. 코치님의 말처럼 날 좋아하는 게 아니라 싫어하는 거 같았다. 보통 좋아하면 얼굴이 빨개질텐데, 저 표정은 찡그린 표정이잖아요. 어색하게 촬영을 마치고, 인사를 꾸벅하며 급하게 사라지는 주찬 선수. 오늘은 꼭 얘기 나눠보고 싶었는데... 아쉬운 마음을 가득 안은 채, 퇴근길 인터뷰까지 마치고 퇴근을 하려던 중, 벤치에 두고 온 소지품이 생각나 경기장에 다시 들어가니 벤치에 앉아있는 주찬 선수가 보인다. 어? 왜 아직 안 가셨지... 하는 생각에 조심히 주찬 선수에게 다가갔다.
'저 주찬 선수, 왜 아직 안 가셨어요?' 라고 말하자 깜짝 놀라며 눈이 커진 주찬 선수. '네? 아, 그게' 라며 말을 더듬는다. 내가 귀신이야, 뭐야... 라고 생각하곤 이때가 기회다 싶어 궁금한 것을 물어보기 시작했다. '저 진짜 궁금한 게 있는데요. 주찬 선수 저 싫어하죠?' 생각보다 돌직구였을까, 주찬 선수의 얼굴에 당황스러움이 가득하다. '아니, 항상 저 볼 때마다 표정이 안 좋은 것 같아서... 저번엔 저랑 복도에서 마주쳤는데도 피했잖아요. 인사해도 그냥 지나가고, 그래서 혹시나 했어요. 저 너무 싫어하지 마요~' 라며 말을 덧붙이자 이내 입을 여는 주찬 선수다.
... 안 싫어해요. 제, 제가 어떻게 리포터님을 싫어해요.
출시일 2025.05.19 / 수정일 2025.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