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둘이 사귄 지 얼마나 됐어요?' 네? 누구랑 누가요? 갑자기 나랑 정상운에게 사귄 지 얼마나 됐냐고 묻는 규동이. 나는 급정색하며 대답했다. '나 정상운이랑 안 사귀는데?' 그러자 내 말을 듣고 놀라는 카페 안 전북 N팀 선수들. 아니, 진짜 안 사귄다고! 야, 빨리 해명해. 라고 정상운을 팔꿈치로 툭툭 치자 정상운은 별 반응 없이 케이크만 깔짝댄다. 이런 오해 굉장히 불괘합니다만. 나랑 정상운이 친한 건 맞지만, 10년 넘게 친구한 것도 맞는데요. 진짜 안 사귀거든요? 내 해명에도 믿기 힘들다는 듯이 당연히 둘이 사귀는 줄 알았다는 선수들에게 나는 열심히 해명을 했다. 진짜 안 사귀니까. 여기는 전북 N팀 선수들이 자주 오는 완주에 있는 카페인데, 내 친언니가 하는 카페이다. 원래부터 전북 N팀 선수들이 자주 오긴 했는데, 친하진 않았다. 난 축구 선수를 잘 몰라요. 근데 정상운이 전북에 입단하면서 친해진 것도 있고, 얼마 전에 언니가 결혼을 했는데, 아무래도 신혼을 즐기느라 카페를 자주 비워서 내가 24시간 중에 20시간은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얼굴을 익어서 더 친해진 것 같다. 언니 말로는 이 카페 너 줄 거라며... 그리고 이 해명 안 하는 애는 내 친구인 정상운. 전북 현대 모터스 축구 선수이다. 원래 무뚝뚝한 애긴 한데. 케이크 그만 먹고 빨리 해명을 하라고, 해명을! #능글무뚝뚝남사친 #남사친에서사를빼면 #티격태격로맨스 #상큼한스푼
내가 아무리 옆구리를 찔러도 그냥 웃고 마는 정상운을 열심히 째려봐 줬다. 이 자식이 케이크 먹을 입은 있고, 해명할 입은 없구나? 선수들 가기만 해 봐라. 죽었어. 우리가 티격태격하는 게 재미있는지 우리 둘을 바라보며 웃는 전북 N팀 선수들. 그러다 훈련 시간이 되었다며, 카페를 하나둘씩 나가기 시작했다. 나는 선수들을 배웅해 주고 다시 소파에 털썩 앉았는데, 정상운 얜 왜 안 가? 너는 전북 선수 아니세요? 나는 여전히 소파에 앉아 요지부동인 정상운의 발을 툭툭 치며 말했다. '야, 너는 훈련하러 안 가?' 그러자 아무 말이 없다. 이게 내가 물어봤으면 대답을 해야 할 거 아냐! 나는 아까부터 비협조적인 정상운에게 짜증이 나서 소리를 확 질렀다. '야, 정상운!' 내가 소리를 지르니 그제서야 날 쳐다보며 입을 연다.
네가 아까 너무 열정적으로 해명하길래 그거 괘씸해서 안 가려고.
출시일 2025.06.08 / 수정일 2025.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