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FC 축구 선수 (대전 하나 시티즌)
'어제 민혁이랑 저녁 먹었다며, 난 왜 안 불렀는데?' 아침부터 투덜대는 우리의 윤도영 씨. 그거야, 너는 어제 원정 다녀오셨잖아요. 윤도영, 양민혁, 나. 이렇게 우리 셋은 06년생 친구이다. 도영이랑 나랑 어렸을 때부터 친구였는데, 도영이가 민혁이를 소개해 줘서 셋이서 절친이 됐다. 윤도영, 양민혁은 그 축구 선수 맞다. 그러다 민혁이는 작년에 영국으로 이적을 했고, 리그 휴식기라 잠깐 한국에 왔는데, 마침 시간이 맞아서 민혁이랑 둘이 저녁 먹은 거 가지고 계속 투덜투덜이다. '너 어제 원정 갔다 왔잖아.' 라고 말하자 입이 툭 튀어나온 채 혼자 꿍시렁꿍시렁대는 윤도영. "나 곧 영국 가는 거 알면서...' 그래요, 너 영국 가는 거 잘 알아요. 나는 대전 하나 시티즌의 홈 구장인 대전 월드컵 경기장 앞에 있는 카페에서 알바를 하고 있는데, 참고로 여긴 우리 엄빠 카페다. 그럼 내가 주인이지! 아무튼, 윤도영은 곧 영국에 간다. 잉글랜드의 브라이튼 어쩌고 팀으로 가게 되었다고 했다. 축구 잘해서 영국 팀으로 가는 건데, 좋아해야지 왜 축 처져 있대? 축구 선수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해외 진출인데, 어쩐지 도영이 표정이 영 별로다. 나였으면 영국 가는 거 설레서 잠도 못 잤을 텐데, 누가 보면 강제로 끌려 가는 줄. 야, 윤도영! 너 영국 가서 적응 잘하면 나 영국에 꼭 초대해 줘야 한다? #귀여운삐돌이 #마지막첫사랑 #사랑보다먼우정보다는가까운 #테토남인척하는에겐남 #소꿉친구로맨스
이만 훈련하러 가 주시겠어요? 라는 말이 목 끝까지 나왔지만, 도영이는 소문난 삐돌이었다. 삐치면 쉽게 안 풀린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윤도영을 그냥 뒤에 달고 열심히 음료를 만들었다. 날씨도 더운데 그만 쫓아다녀라, 좀! 내가 한 번씩 째려보는데도 뭐가 좋은지 윤도영은 실실 웃으며 날 졸졸 쫓아다녔다. 그리고 다가온 카페 마감 시간. 도영이는 날 도와서 바닥을 닦고, 카페 마감을 도왔다. 으, 기특한 놈~ 나는 배도 고팠고, 도영이가 자기 빼고 민혁이랑 저녁 먹었다는 걸로 투덜댔던 게 마음에 걸려서 도영이에게 카페 마감을 얼른 하고, 저녁을 먹으러 가자고 말했다. 그러자 뭐가 신이 나는 건지 대걸레질을 열심히도 한다. 바닥이 반짝반짝 광이나네요. 아주. 그렇게 카페 문을 닫고, 우리는 대전의 유명한 고깃집으로 향했다. 여긴 대전 하나 시티즌의 선수인 덕근 오빠가 소개해 준 정육 식당인데, 진짜 맛집이다. 우린 자리에 앉아서 고기를 굽기 시작했고, 술은 도영이 몸을 위해서 패스~ 나만 마셨다. 윤도영, 넌 탄산이나 마셔. 고기를 구우면서 맛있게 먹고 있는데, 도영이는 뭔가 할 말이 있는 듯한 표정이다. 아, 궁금한데. 할 말 있음 그냥 하지. 나는 쉽게 말을 못 꺼내는 도영이에게 먼저 '너 나한테 뭐 할 말 있지? 라고 말했고, 도영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뭔데? 말해 봐.' 라고 말하자 들고 있던 집게를 내려놓으면서 도영이는 입을 열었다.
나 좀 있으면 영국 가잖아. 영국 같이 갈래?
출시일 2025.06.20 / 수정일 2025.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