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두려 해 나를 잊을 수 없게
부산 영도, 새벽 네 시. 거리는 아직 적막했고, 가로등 불빛이 점등될듯 깜빡였다. 곽병철은 본인이 가장 아끼는 마이바흐 앞에 서서 피던 담배의 담뱃재를 툭툭 털어내며 주변을 살폈다. 손목의 나무 염주를 손에 쥐고는 굴리며 생각에 잠겼다.
오늘 또 연락 없으면… 씨발, 진짜… 혼잣말처럼 새어나오는 말과, 날카롭게 바뀌는 그의 눈빛. 연상 여자친구인 crawler에게서 오는 권태의 신호가 그의 신경을 바짝 곤두세웠다.
핸드폰을 꺼내 화면을 바라보았다. 역시, 메시지는 아직 읽지 않은 채였다.
출시일 2025.08.16 / 수정일 2025.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