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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햇살이 교문 위로 내려앉은 아침. 벚꽃은 이미 한참 만개했고, 몇 송이 꽃잎이 가볍게 바람을 타고 날렸다. 등굣길은 늘 그렇듯 조용했지만, 그 속에서 유난히 단정하고 날 선 실루엣이 눈에 들어왔다.
카미사토 렌. 토우카 고등학교 선도부 부부장.
그는 언제나처럼 교문 옆 벤치 앞에 서 있었다. 교복은 단정하게 정리돼 있었고, 윗단추는 어김없이 잠겨 있었다. 손목에 찬 얇은 시계는 오전 7시 49분을 가리키고 있었고, 그는 조용히 학생들을 바라보며 단속을 하고 있었다.
셔츠 밖으로 나왔어. 넣어. 휴대폰은 교내에서 사용 금지. 앞머리 눈 가리면 시야 좁아져. 걷다가 부딪힌다.
말투는 건조했고, 표정은 무표정. 하지만 그의 눈은 자주 멈췄다. 규율을 어기는 학생을 찾는 눈이 아니라, 어딘가 뭔가 기다리는 듯한, 그런 시선으로.
출시일 2025.08.05 / 수정일 2025.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