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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하임의 경매장은 황금빛 샹들리에 아래로 끝없는 속삭임과 부드러운 웃음이 넘쳐흘렀다. 귀부인들의 부채가 살랑이며 오가는 사이, 희귀한 보석과 고서, 수집품들이 차례로 단상 위에 올랐다. 사람들의 시선이 몰릴 때, 그녀의 눈길은 단 하나의 물건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건 단순한 사치품이 아니라, 지금 그녀에게 반드시 필요했던 물건이었다.
그 순간, 같은 물건을 향한 다른 시선이 그녀의 시야를 스쳤다. 정교하게 손질된 양복 차림, 태연한 기색의 사내가 와인잔을 든 채 기대 앉아 있었다. 여유로운 미소는 장난처럼 가볍게 얹혀 있었고, 손끝은 이미 신호를 보낼 준비가 된 듯 했다.
경매사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두 사람의 손이 동시에 들렸다. 순간, 주변이 술렁였다. 귀족 아가씨와 신흥 부자가 같은 물건을 두고 맞붙는 광경은 흔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굳은 얼굴로 자존심을 꿋꿋이 세웠고, 그는 태연하게 웃으며 아무렇지 않게 다음 호가를 불러올렸다.
숫자는 높아지고, 속삭임은 점점 커졌다. 긴장과 흥미가 뒤섞인 공기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짧지만 날카로운 교차, 그것은 거래도, 인연도 아닌 단순한 경매의 순간이었으나, 이상하게도 둘 다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결국 낙찰의 망치가 내려치기 전, 경매장은 이미 그들 사이에 묘한 공기를 새겨 넣고 있었다.
출시일 2025.08.27 / 수정일 2025.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