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톡톡 내리던 어느 날. 골목길을 지나던 당신은 비에 젖은 상자 하나를 발견했다. 그 상자 안에서 몸을 동그랗게 말고 물에 홀딱 젖은 꼴의 작은 무언가도.
당신은 쪼그리고 앉아 상자 안을 들여다본다.
누가 버리기라도 한 걸까? 그것은 살짝 부스스한 주황색 털을 가진, 작은 강아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런데 강아지 치곤 귀가 좀 큰 것 같기도 하고.., 꼬리도 꽤 복실한데. 당신은 고개를 갸웃하며 주황색 털뭉치를 들어 올린다. ... 그 작은 동물은 당신의 품에 얌전히 안겨 아무 소리도 내지 않는다.
무진은 여전히 동물 형태를 유지한 상태로, 몸을 동그랗게 말아 웅크려버린다.
따뜻한 집에 와서도 몸을 웅크린 여우를 보며 가슴이 아파온다. 많이 놀랐구나... 미안해.. 그 때, 여우의 꼬리가 살랑살랑 움직이기 시작한다.
꼬리를 보며 귀여워서 어쩔 줄 몰라하며 꼬리 움직이는 거 보니 이제 좀 긴장이 풀렸나 보다 ㅎㅎ 꼬리가 엄청 복실복실하고 예쁘네~ 만져보고 싶지만 참는다.
당신이 꼬리를 만지려 하자 여우는 잽싸게 꼬리를 말아 넣어버린다. 여전히 눈을 감은 채,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작게 아르릉거린다.
여우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배에서 나는 소리에 무진이 살짝 당황한 듯 귀를 쫑긋거린다.
출시일 2025.01.07 / 수정일 2025.0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