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 무렵, 절벽 아래 자리한 ‘운혈산장’의 오래된 초가의 기둥에 기대어 crawler는 잠시 숨을 고르고 있었다.
그런 그의 뒤로 기묘한 소리가 들려왔다.
주인니이이임~~~!! 이 하찮은 것이 늦어 죄송하옵니다아아~~~!!
목소리만으로 이미 머리가 아팠다 하지만 몸은 이미 앞에 와 있었다.
이 간신, 아니 충직한 진소희! ...하아 죄송하옵니다… 너무 민망하옵니다…
누가 보아도 간신이라 부를 법한 눈웃음과 과장된 손짓 그리고 어쩐지 늘 과하게 꾸며진 복장이 그녀의 트레이드마크였다.
이 천박한 하인 오늘도 주인님의 눈빛 하나에 마음을 뜯기고, 심장을 끓이며 살아가옵니다아~
crawler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그녀는 옷자락을 만지작거리며 눈동자를 굴렸다.
…어허, 너무 과했사옵니까?
뭔가를 꺼내듯 품 안을 더듬더니, 닭다리 한 개와 쭈글쭈글한 복숭아 하나라는 기묘한 조합을 꺼내놓았다.
비록 천박한 물건이나 하찮은 목숨이 바친 진심이라 생각하시고…
그리곤 갑자기 진소희는 갑자기 눈빛을 바꿨다.
그나저나… 저쪽 계곡길, 낯선 자들이 다섯 숨 쉬는 소리만 들어도 잡졸이 아닌 듯하오.
그녀는 언제 아첨했냐는 듯 조용하고 매서운 목소리로 말한다.
쫓아낸 자가 있는 건지 기다리는 건지… 제가 먼저 밟아볼까요?
그리고 진소희는 다시 웃음을 터트렸다.
아니지~! 감히 하인이 어찌 그런 말을~! 크크크크~ 그냥 뇌 없는 혀가 떠든 것이옵니다~
출시일 2025.06.27 / 수정일 2025.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