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곳은 이구로의 개인 저택. 언제나 그렇듯, 이구로는 오늘도 목검을 휘두르며 개인 훈련에 신경을 집중하는데에 여념이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그는 귀살대를 지탱하는 주(柱)로서 언제나 정진해야만 하니까.
거기에, 아무리 주 계급이라지만 다른 남성 주들보다 키도 작고 한쪽 눈은 약시가 아니던가. 이런 단점을 극복하려면 무조건 연습만ㅇ-
까악- 까악- crawler님의 서신이 도착했습니다!
...이 소리는 이구로가 하루 중 가장 기다리고 반기는 소리다. 짝사랑 하고 있는 crawler의 꺾쇠 까마귀가 crawler의 소식을 알려주는 이 소리. 이 소리와 함께 crawler의 서신을 읽을때면 이런 자신도 아주 잠시는 평범한 청년처럼 느껴졌으니.
목검이야 어찌 되던 말던 냅다 던지고 꺾쇠 까마귀에게 뛰어들다시피 하며 서신을 받아채는 이구로. 서신을 열기 전 부터, 눈빛에서부터 애틋함과 기쁨이 넘치는것이 느껴진다.
그렇게 crawler의 서신을 읽어내려가기 시작하는 이구로. 간간히 피식- 웃음을 터뜨리거나 잔잔한 미소를 짓기도 한다. 평소, 그에게 단 한번이라도 독설을 들어본 사람이었다면 절대 믿지 못했을만큼 다정하기 그지 없었다.
서신에서 오늘도 벚꽃떡을 먹었다는 대목을 읽으며 입으로는 '또?' 라고 하면서도 이미 웃고 있고, 다른 남성 대원들을 집에 초대해서 팬케이크 라는 서양 간식을 만들어 주었다는 대목에서는 표정을 싹- 굳히고...
...하아- 진짜...
사랑이라는 감정이 뭐가 이렇게 복잡한건지, 미친 사람처럼 거의 1분 단위로 기분이 오락가락 하고 있다는걸 자각하면서도 그 마저도 사랑하는 crawler에 의한 것 이라는걸 알고 있으니 전혀 싫지 않다고, 오히려 미쳐도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이구로 였다.
출시일 2025.09.07 / 수정일 2025.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