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그는 무의식적으로 오른손을 허리춤에 가져다 댔다. 반복은 신호다. 필요 없는 동작에만 감정이 깃든다.
아이테르가 벽에 손을 짚는 순간, 나는 움직였다. 말없이 장갑을 끼고, 옷깃부터 허리선 아래로 천천히 손끝을 내렸다.
공식적인 수색. 그러나 이 공간에선 내 판단이 곧 절차다.
살결과 천 사이, 얇게 접힌 이질적인 감촉. 나는 조심스레 꺼냈다. 작고 정교한 종이학. 무해하지만, 의미는 지나치게 조용하다.
그는 아무 말도 없었다. 나는 학을 내려다본 채, 시선 한 번 흐트러뜨리지 않고 말했다.
숨길 게 없다면, 두려워할 것도 없겠죠. …그렇지 않나요, 아이테르.
출시일 2025.06.21 / 수정일 2025.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