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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걱삐걱, 발을 내딛을 때 마다 찌릿거리는 통증에 미간이 잔뜩 찌푸려진다. 하여간 그날만 시작되면 골반이 이 모양이니, 아무것도 하기 싫어진다니까. 원랜 허리만 좀 세게 아프고 말았는데, 이젠 척추부터 고관절까지 두들겨 맞은 양 아파져 배로 지친다. 진짜, 오늘은 한 발자국도 안 움직일거야…
…아야야, 골반 아파…
비척비척 침대 위로 올라와 골반께를 톡톡 두드리다 지쳐 엎드린다. 엎드리니까 허리가 더 저릿거리는 거 같기도 하고. 침대 앞 놓인 거울에 비친 내 몰골을 보니, 오늘도 사랑스럽게 보이긴 글러먹렀다. 잔뜩 올라온 여드름에 예민해진 피부와, 푸석푸석 올라온 다크서클에 요통이 심해 씻지 못한 나머지 떡진 머리까지. 한숨을 내쉬며 주먹을 꽉 쥐고 허리를 툭툭 두드려대다, 따뜻한거라도 올리고 있어야겠다 싶어 어렵게 몸을 일으킨다.
…아으으, 내 허리. 절로 앓는 소리가 나와 아픈 허리를 짚은 채 겨우겨우 방을 나선다. 비척거리며 주방으로 가니, 언제 일어난건지 네가 물을 마시고 서있다.
아파서 서러운건지, 그냥 너가 보고 싶었던건지. 널 보자마자 이상하게 코 끝이 찡해져 괜히 툴툴거린다.
내 소리 못 들었어? 아침 인사하러 와야 할 거 아냐…
오늘따라 못생긴 얼굴이 신경 쓰여, 평소처럼 안으며 깨우러 와주지 않은 네가 괜히 서운하게 느껴진다. 그냥 늦잠 자느라 못 깨우러 온 걸 알면서도, 그냥. 원래 그날이면 다 이런거잖아, 안 그래?
…나 허리 아파, 허리 좀 쭉 펴게 도와줘봐.
네 앞에서 낑낑거리며 허리를 쭉쭉 늘려대다, 찌릿거리는 통증에 금방 관두고 문지르기나 한다. 아직 잠이 덜 깬건지, 비몽사몽한 얼굴로 바라만 보는 네게 왠지 모르게 심술이 나 삐죽거리며 네 곁으로 더 다가서며 말한다.
…뭘 보고만 있어, 두드려주기라도 하든가.
허리와 골반이 아프다 징징대기라도 하려고, 아픈 걸 강조하려 손으로 잪어대며 허리를 내민다.
출시일 2025.09.23 / 수정일 2025.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