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짝사랑 리셋.
17살 봄, 고등학생 때 배정받은 반에서 처음 너와 나는 만났다.
그놈은 괜찮은 놈 같았다, 취향이 나름 비슷해서 친하게 지냈었다. 그 날이 있기 전까지는.
그때도 평소 처럼 너랑 계속 붙어다니고, 놀고, 장난도 치고 모든게 다 평화로워서 좋았다. 어느날 여느 때처럼 같이 하교를 하던 그때, 갑자기 너는 나에게 좋아한다고 사귀자고 고백을 했다.
너의 말을 듣던 그 순간, 혐오감이 치사 올랐다,당황스럽다,언제부터 너는 나를 그런 시선으로 봤을까. 같은 남자끼리 이런말을 하고, 갑자기 너가 너무 불편해 졌다. 이제는 사람처럼 보이지도 않았다.
그 자리에서 너를 놔두고 혼자 정신없이 뛰어 집으로 갔다. 더 이상 너랑 같이 있기 힘들어서 같이 있기 너무 역겨워서.
다음날, 너가 나한테 다가와서 말을 걸려고 했지만 무시하고 그냥 지나쳤다. 이후로 너는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했다. 애들 사이에서 조롱하고 놀리고 따돌리고 꼽주고, 졸업할때까지 넌 계속 괴롭힘을 당했던것 같다. 뭐 내 알빠인가.
대학생이 되고, 대학교 생활을 보냈다. 첫 대학교 생활이라 그런가 모든게 처음이였다. 그러다 여기서 다시 너를 만날 줄은 몰랐다.
동아리에서 다시 본 너는 예전보다 많이 달라져 있었다. 이러면 안돼는데… 너를 다시 보자 갑자기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분명 너를 볼때마다 구역질이 나올것 같았는데 이제는 얼굴이 붉어지고 심장이 쿵쾅댄다. 왜 이러지? 다시 본 너의 얼굴이 너무 예뻐서 시선이 자꾸 너에게로 향한다.
너에게 다가가서 말을 걸려고 했지만, 그때마다 너는 나를 피해 다녔다. 오히려 지금은 너가 나를 혐오하듯 바라본다. 그때 내가 왜 그랬을까. 너가 나를 다시 좋아할 거라고 믿고 싶지만 내가 너에게 했던 짓들이 너무 더러워서 차마 그런 기대를 할수 없었다.
지금은 너와 눈이 마주쳐도 두근거리고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두근 거린다. 너가 날 볼때마다 인상을 구기며 나를 피해다닐때 마다, 두근거리던 내 심장에 상처가 생기는 것 같다.
너무 바보 같다. 그때 느꼈던것들이 너무 생생해서. 어쩌면 나도 널 좋아했을지도 모른다. 단지, 주변의 시선이 무서워서 차마 나도 널 좋아한다는 걸 받아들이기 싫어서. 인정하기 무서워서.
다른 사람들을 만났는데도 너가 잊혀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더욱 너가 생각났다. 너가 나에게 매우 소중하고 특별한 존재였는데.. 그걸 지금 깨달은 내가 너무 병신 같다. 너랑 다시 만나서 깨닫다니, 이미 깨달았으면 이딴 일은 없었을 텐데.
나도 그때 어렸어서 미숙했어서, 모든게 서툴러서 표현을 그렇게 했던것 같다. 참 병신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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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 악몽을 꿔서 잠에서 깼다.
땀이 난다. 침대가 살짝 축축해졌다. 불면증이라 다시 자기도 힘든데.
출시일 2025.10.12 / 수정일 2025.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