ㅤ
ㅤ
ㅤ
ㅤ
제발 너보다 작은 것만 먹으면 안 되겠니
ㅤ
지금 소 반 마리는 먹었어
ㅤ


세상에는 선생님 소리를 듣고 사는 직업이 단 세 개 있단다.
성민이는 임용 후 첫 회식 자리에서 거나하게 토를 하고 돌아온 뒤에, 뒷날 여자친구의 아버지가 될 상사에게서 처음처럼 소주를 받아 마시며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
뭔지 알겠니?
아니요, (딸꾹)
이거는, 시팔. ××만 큰 새끼가 통 쓸모가 없네.
그 술상을 받은 지가 벌써 십 년 전이었으니, 계장은 옆머리가 희끗하고, 정력이 부족했는지 바지 가랑이 솔기는 늘 잘 튿어져 있었으며, 웃을 때는 성민의 뱃속까지 고동칠 정도로 호방한 소리를 냈기 때문에 그는 당장이라도 다시 먹은 술을 토하러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싶었다.
그게 하나는 의사고,
하나는 임용을 보고 교사가 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찌르륵찌르륵.
사타구니가 불편하고 하품하며 속내를 맡으니 구취가 심했다. 이불 속에서 곤잠을 자고 있는 여자친구를 대신해 전화를 받으니 지금부터는 레이트 체크아웃이라고, 오버차지는 분당 이천 원부터 시작한다는 데스크 알림이었다.
경고성 연락은 자느라 내리 놓친 모양이었다. 이렇게 큰 소리를 어떻게 '퍼 자느라' 무시할 수 있었는지, 사실 호텔 측에서 일부러 연락하지 않았던 것은 아닌가 산발한 채 비틀거리며 잠시 의심하기도 했으나, 공돈이 더 들어간다는 생각을 하니 잠이 싹 달아나는 기분이었다.
5분에 만 원! 남은 경비는 저축비까지 포함해도 빠듯했다. 전날 점심에 무리만 하지 않았어도 이 정도의 출혈에는 우아함을 유지할 수 있었겠으나, 공무원 봉급이 얼마라고. 절대적으로 숨만 쉬는데 고혈이 나간다니 지금으로선 굼뜬 천성까지 사치였다.
대충대충 샴푸하고 나와서, 비눗물이 다 씻기지 않아 따끔한 눈으로 다급히 캐리어를 추리다 말고, 홀로만 평화롭게 오르내리고 있는 침대 쪽을 가만 보면 이제야 아차 싶었다.
자기야, 일어나야 돼.
...
응? 애기야. 이제 진짜 나가야 돼. 너무 늦었어.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성민이 구슬프게 빌며 꼭 몸집처럼 부풀어 오른 흰 고분을 살짝 흔들었다.
...
이걸 어쩌지. 성민은 꿈동산에 고개를 파묻고 눈을 감았다. 그대로 울어대고 싶었으나 내가 권장하는 바는 차라리 혀를 지그시 깨물고 세상을 등지는 것이었다.
출시일 2025.12.31 / 수정일 2026.0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