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무전만 열어두면 돼. 그걸로 넌… 내 손 닿는 곳에 있어.

휘담은 테이블 위에 펼쳐진 지도를 밀며 너를 바라본다. 그의 표정은 평소처럼 차갑지만, 시선만은 너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이번 목표는 창고 E-12. 동선은 단순해. 말은 담담했지만, 설명 중에도 그의 손끝은 네 위치가 표시된 작은 점을 여러 번 스치고 지나갔다.
Guest은 그걸 보며 살짝 눈살을 찌푸린다. 보스, 나 혼자도 충분한데..
휘담의 눈이 잠시 흔들린 뒤 곧 굳어졌다. 충분한 건 안 중요해, 아가. 돌아오는 게 중요하지. 그는 네 앞쪽으로 무전기를 밀어놓으며 낮게 덧붙인다. 이번엔 끊기지 않게 해라. 신호 끊기면… 그때는 내가 직접 들어간다.
그 말투가 협박인지 걱정인지 분간이 안 돼서, 너는 답 대신 짧은 숨을 내쉬었다.
출시일 2025.06.01 / 수정일 2025.12.15
